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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올레 위도프트는 시스템 오디오 사를 설립했다. 오랫동안 그는 정말 멋진 스피커를 찾아 다녔다. 음악가였던 그는 음악 소리가 어떤 식으로 나야 하는지 잘 알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생생하게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가 없었다. 대부분의 소리는 지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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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ion 2

 
 
 
 






[전문가 리뷰 1]







Super, Special Project


우리는 종종 꿈을 꾼다.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클래식 사중주를 편성한다던지, 전세계 최고의 연주자들만을 모아서 오케스트라를 꾸미고 지휘자 자리엔 카라얀과 번스타인, 칼 뵘을다시 살려내 앉힌다던가 하는 꿈 말이다. 재즈에서는 마일스 데이비스 사단 또는 포플레이가 꿈의 프로젝트를 현실로 만들어준 케이스였고, 록에서는 스티브 루카서를 중심으로 당대 최고 수준의 세션맨들이 총집합해 결성한 토토 같은 밴드의 출현은 마치 꿈 같은 일이었다. 그렇다면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비슷한 예는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본다. 최근 영국의 윌슨 베네시가 내놓은 카디날(Cardinal) 이라는 스피커 프로젝트가 생각나며, 윌슨오디오의 알렉산드리아 XLF 등 레퍼런스급 스피커들이 우선 떠오른다. 이러한 스페셜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들에게 선보인 스피커들의 그 내면을 파헤쳐보면 정말 대단한 연구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메이커에 따라 화이트 페이퍼(White Paper)를 공개하곤 하는데 그 안에는 스피커의 기본적인 개론에서부터 제작, 사운드 이론에 이르기까지 왠만한 박사 학위 논문을 넘어서는 현대 스피커 설계 이론이 광범위하게 담겨 있다. 그런데 각 메이커의 설계 이론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는 이론은 동일하다. 그러나 메이커나 설계 엔지니어링 혹은 사운드 디자인에 의해 그 표현 방식은 다르게 나타난다. 캐비닛만 해도 목재의 장점을 설파하는 메이커가 있는가하면 최근엔 알루미늄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메이커들도 많다. 다들 자신들만의 설계 철학과 음질에 대한 기준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해당 메이커가 주장하는 사운드와 설계 원칙이지 일반 대중을 위해 만들어낸 철학이 아니다. 대중들은 그저 수많은 메이커들이 각각 만들어낸 오디오 중에서 자신의 기준과 취향에 가장 크게 부합하는 모델을 찾거나 소개 받아 선택하고 소비할 뿐이다.




그래서 가끔은 정말 많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꿈의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다수의 오디오파일들이 가장 원하는 모든 요소를 조합한 스피커를 만들어낸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음악 뿐 아니라 오디오 분야에서도 꿈꾸곤 한다. 기성복이 아니라 맞품 양복을 찾는 것처럼 여러 오디오를 경험하다보면 단순히 소극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제품의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만들어진 오디오 컴포넌트에 대한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그러한 꿈이 실현되었다. 국내는 아니고 저 멀리 덴마크에서 말이다.








SystemAudio



▲ 시스템오디오 대표 Ole Witthoft

지난 달리(Dali) 스피커 리뷰에서도 꾸준히 언급해왔지만 덴마크는 음향기술 분야에 있어서 상당히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그리고 그에 더해 캐비닛 가공 기술에 있어서도 전세계에서 탑 클래스에 든다. 하이엔드 메이커인 락포트, 에어리얼 어쿠스틱 등이 스피커 캐비닛을 덴마크 등지에서 제작해 조달 받기도 했던 것만 보아도 그들의 제조 노하우는 이미 크게 인정받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덴마크 본국에 위치한 스피커 메이커들은 하나 같이 캐비닛 가공 기술이나 그 마감 수준이 상당히 높다. 스피커는 물론 유닛과 내부 자재까지 스스로 모두 만들어내는 달리, 다인오디오 등이 그렇고 이번에 소개하는 시스템오디오도 마찬가지다. Ole Witthoft 이 1984년에 덴마크에서 설립한 시스템오디오는 독보적인 디자인과 컴팩트한 유닛 사이즈에 슬림한 디자인 등으로 라이프스타일에 잘 녹아드는 심플하고 예쁜 디자인의 스피커를 만들어내며 현재까지 유럽 등지는 물론 미국, 아시아 시장에까지 그 명성을 알리고 있다. 레퍼런스, 만트라, 삭소 등 전체 라인업만 해도 그 규모가 상당히 넓다.





▲ 판디온의 전작 SA2K


국내에서 진지한 오디오파일에게 시스템오디오라는 이름을 뇌리에 깊게 각인시킨 모델은 90년대에 출시되었던 SA2K 라는 모델일 것이다. 당시는 센세이셔널한 유닛이었던 스캔스픽의 트위터와 우퍼가 채용된 모델로서 유닛과 인클로저 설계, 그기고 완벽을 기한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튜닝, 그리고 최고급 소재들의 활용을 통해 출시된 SA2K 마스터 북쉘프는 오디오파일들로부터 한 때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동안 시스템오디오에서는 이를 대체할만한 스피커가 출시되지 않았다. 레퍼런스 라인업의 플로어스탠딩이 있었지만 SA2K 마스터를 기억하는 사람으로서는 고성능 북쉘프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지내던 사이 시스템오디오는 아주 특별한 신형 북쉘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바로 Q113 프로젝트이다.








Created in Open Forum




▲ 판디온 2 기획을 위해 개설된 온라인 오픈 포럼


이번 리뷰 대상인 판디온(Pandion) 2 는 바로 Q113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 역사는 위에서 언급한 SA2K 로부터 시작된다. 시작은 SA2K 라는 고성능 북쉘프로서 자사의 독자적인 유닛이 아니라 스캔스픽이라는 고성능 드라이브 유닛을 채용한 모델이다. 그리고 시스템오디오는 비로서 SA2K를 더욱 확장해 Q113 이라는 독보적인 프로젝트 라인업을 꾸리게 된다. 하나는 Q113 Evolution 이며 또 하나는 Q113 Revolution 이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스피커들의 탄생은 단순히 시스템오디오에서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해서 제작하는 방식을 탈피해 공개 오픈 포럼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졌다.





▲ Q113 프로젝트 과정 중 도출된 자료들


Q113 프로젝트로 태어난 판디온 2 스피커를 처음 기획하는 단계에서 시스템오디오의 대표 Ole Witthoft 는 독특한 제작 프로세스를 계획했다. ing.dk 라는 사이트 내에서 블로그 형식의 오픈 포럼을 런칭한 후 일단 온라인에서 수많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두를 통해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설계와 디자인을 결정해 이를 기준으로 스피커를 제작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이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판디온 2 스피커 제작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오픈 포럼에는 무려 11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이 결과 총 75개의 스피커 디자인 도안이 제출되었다. 이 도안들을 포함해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모은 페이퍼 분량이 무려 450페이지에 달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와 음향 기술, 스피커 설계 방식이 도출되었는지 알만하다. 캐비닛 설계부터 시작해서 유닛의 선정 및 스캔스픽과의 아웃소싱을 통해 커스터마이징 방식으로 진행한 유닛 제조, 그리고 최종 디자인까지 모든 것이 시스템오디오 주제 하에 수백명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등이 참여해 만든 스피커가 바로 판디온 2 인 것이다.








Pandion 2 : A World-Class Compact Loudspeaker

완성된 Pandion 2 는 높이 34.5cm, 전면 배플 넓이 19cm, 깊이 26.5cm 의 북쉘프 스피커이며 주파수 대역은 40Hz 까지 떨어지는 저역에서 25kHz 까지 뻗는 고역 등 현대 하이엔드 북쉘프에서 볼 수 있는 광대역이다. 공칭 임피던스는 4옴에 87dB의 약간 낮은 능률을 보이며 크로스오버는 20kHz 로 낮게 끊고 있다. 24dB/옥타브 기준으로 설계한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이다. 여기에 음색이나 스피커의 전체적인 퍼포먼스에 있어 큰 영향을 주는 드라이브 유닛은 모두 덴마크를 대표하는 스피커 유닛 제조사인 스캔스픽의 최고급 유닛을 특주해서 사용하고 있다.




우선 고역을 담당하는 트위터는 Q113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1인치 D2905/990007 유닛이 사용되었고 우퍼는 스캔스픽의 일명 ‘바람개비 우퍼’로 불리는 미드 베이스 유닛 라인업 중 15W/4531G08 드이이버가 탑재되었다. 트위터와 우퍼 모든 독보적인 시메트리컬 드라이브 모터를 채용한 고성능 유닛들로서 그 기본적인 성능에 있어서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이를 더욱 보완해 특주 생산된 유닛들이 판디온 2 에 사용되었다. 유닛 파트 넘버 뒤에 Q113 이 붙는 것을 보면 이 유닛들이 Q113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 제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우퍼의 경우 총 22mm 의 운동폭(Stroke)을 가지는 목재 섬유 멤브레인이 채용되었고 굉장히 강력한 시메트리컬 모터 시스템을 채용해 일반적인 우퍼보다 5~6배나 많은 공기를 움직이게 한다.





▲ 무향실 테스트 중인 판디온 2


캐비닛을 살펴보면 전면은 평평하지만 위에서 보았을 경우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를 취하고 있고 면과 면이 만나는 부분은 모두 라운드를 주어 둥글게 마감해놓았다. 후면을 보면 커다란 포트가 마련되어 있어 한 눈에 후면 방사를 통한 저음 반사형 설계임을 알 수 있다. 스피커 터미널은 싱글 구성이며 그 위에는 스위치가 하나 설치되어 있는데 이것은 예를 들어 독일의 아담(Adam) 같은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스위치 On 상태에서는 기본 주파수 반응을, Off 상태에서는 3dB의 감쇄가 일어난다. 사용하는 공간의 크기나 스피커까지의 거리 또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고역대역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Listening


판디온 테스트를 위해서는 덴센의 현역 모델인 Beat 120 인티앰프와 DAC 겸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레졸루션오디오의 칸타타(Cantata)를 매칭했다. 덴센과는 왠지 훌륭한 매칭을 보일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상상으로 매칭한 것이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매칭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시스템오디오 관련 자료를 뒤적이다보니 이미 예전에 시스템오디오가 오디오쇼에서 덴센과 매칭해 쇼에 참여했던 적이 있기도 했고, 참고로 시스템오디오는 스웨덴의 하이파이 메이커 프라이메어의 디스트리뷰터이기도 했다.




각설하고 우선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pp'을 들어본다. 듣기 전에 예상했던 것은 음색이 아주 매력적이며 포커싱이 또렷하고 조그만 무대에 음장감이 탁월한 모니터 사운드였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버렸다. 우선 스테이징의 크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두어배는 크고 깊다. 마치 2천년을 전후해서 캐나다 토템 어쿠스틱의 모델 원을 처음 들었을 때 자그마한 덩치에서 펼쳐내는 스테이징의 규모와 핀포인트 포커싱에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받은 충격만큼이나 놀라울 정도다. 마침 옆에 서있던 에어리얼 6 와 맞먹을 정도다. 스케일에 일단 한 방 먹은 기분에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이번에 저역의 규모와 퀄리티에 또 한 방을 맞았다. 플로어스탠딩의 매시브한 저역은 아니나 상당히 권위적이며 깊은 저역을 구사한다. 이 곡 같은 경우 동일한 시청실에서 거의 대부분 부밍을 일으켰던 것을 상기하면 부밍이 없고 해상력이 높아 뚜렷한 스타일을 뽐낸다. 덴센 인티앰프가 타이트하고팽팽하게 압박하는 유형의 앰프가 절대 아니라는 점,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의 앰프라는 점을 감안하며 더욱 놀라운 저역 퀄리티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 Arne Domnérus 쿼텟의 1976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소규모 재즈클럽에서 녹음한 [Jazz at the Pawnshop] 앨범 중 ‘High Life'를 들어보면 마치 당시 재즈 클럽의 객석 중간 즈음에서 맥주를 한잔에 하루의 피로를 녹이며 공연에 심취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섹소폰은 무대 중앙에서 흥겹게 연주에 몰입하고 관중은 담소를 나누며 종종 박수로 화답하며 무대 위의 뮤지션과 관중이 하나가 되는 콘서트 현장 말이다. 스캔스픽 유닛의 특성상 광대역에 높은 정보량을 가지지만 이러한 오래된 현장 녹음에서도 전혀 자극이 없고 소란스러운 느낌이 없다. 언뜻 들었을 때는 스캔스픽 리블레이터 트위터와 오디오 테크놀로지의 스카닝 우퍼 조합이 떠올랐으나 음악을 들으면서 스캔스픽의 순정 커플링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이 둘의 조합은 좀 더 두텁고 텍스쳐 표현에 있어서 좀 더 세밀한 결의 표현이 뛰어나다. 워낙 뛰어난 녹음이지만 섹소폰, 베이스, 피아노 등 각 악기 고유의 개성 넘치는 음색 표현에 있어 스캔스픽 콤비의 퍼포먼스는 혼이 쏙 빠질만큼 감탄하게 만든다.




노르웨이 출신의 Marianne Thorsen 과 Trondheim Soloists 가 협연현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 D 장도 알레그로를 들어본다. 노르웨이의 오디오파일 전문 레이블 2L에서 발매한 것으로 연주와 녹음 모두 기존 레코딩에 대한 도전으로 가득하다. 우선 바이올린의 중고역 음역대가 굉장히 실키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치 예전에 소너스 파베르의 과르네리 오마주를 처음 듣고 놀랐을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다. 현악의 아름다움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준 그 당시의 감미로운 현악 사운드가 잠시 떠올랐던 것. 살을 애는 듯 치고 올라오지만 그 끝은 항상 부드럽고 감미로우며 탄탄한 중역대를 중심으로 너무나도 농밀하고 애잔한 느낌의 바이올린 사운드가 가슴을 적신다. 많은 스피커메이커들이 우후죽순 스캔스픽의 고성능 유닛으로 스피커를 만들지만 이러한 고성능의 유닛으로 뛰어난 소릴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 저렴한 유닛으로 소릴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고차원의 엔지니어링과 튜닝 능력을 요구한다. 에소타, 아큐톤, 스카닝 등도 마찬가지인데 특주 스캔스픽을 사용한 판디온 2의 소리, 특히 중,고역은 어떤 딥이나 피크도 감지되지 않다보니 피곤하거나 산만하지 않으면서 한편으로 악기의 결, 음색적 개성을 낱낱이 살려주는 텍스쳐 표현력을 지녔다. 기가막힌 캐비닛 설계와 유닛 커스터마이징, 그리고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튜닝의 결과물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Conclusion


요컨대 판디온 2의 사운드에서는 아름다운 음색과 현대적인 광대역, 스테이징을 넘나들며 외줄타기를 하는 미묘한 튜닝이 빛난다. 윤기와 촉촉함은 한껏 머금고 있으며 농밀하고 진한 중고역에서는 캐비닛 착색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저역은 타이트하고 깊다. 판디온의 가장 커다란 덕목은 바로 이러한 현대 하이엔드의 견고한 특성과 자연스러운 악기의 질감 표현력 등으로 압축되는 뮤지컬리티가 단 하나의 스피커에 공존한다는 것이다. 한쪽을 누르면 또 다른 한쪽이 솟아오르는 풍선처럼 음색적인 매력과 광대역/스테이징으로 흐르는 현대 하이엔드의 특성은 양립시키기 어려운 요소들이지만 판디온 2에서는 사이좋게 동거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판디온을 들으면서 여러 스피커들이 뇌리를 스쳐갔다. 소너스 파베르 과르네리 오마주의 중고역, 포커스오디오의 시그니처 시리즈에서의 그 끈끈하고 농염한 중역에 이르기까지 잠시 생각이 미친다. 그런데 기대도 안했던 말러 심포니 5번까지도 기막히게 재생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스피커의 발전에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2~30평대 거실 정도 사이즈의 청음실을 들었다 놨다...엄청난 다이내믹스다.




시스템오디오의 판디온 2는 기존 하이엔드 메이커들이 각자의 고집스러운 설계 철학이 때로는 오디오파일에겐 고루하고 편협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듯 오픈 포럼이라는 진보적이며 민주적인 시스템을 스피커 기획 단계에 도입해 외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 각개 전문가들의 여러 수많은 의견 개진과 협의, 토론이 이어졌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날을 함께 고민했다.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설계와 디자인 도안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DIY 샘플을 제작해 무향실 테스트는 물론 수없이 많은 블라인드 테스트까지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로서의 자존심까지 모두 내려놓고 레퍼런스 북쉘프 설계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결과 판디온은 드디어 세상에 빛을 보았다. 오디오 메이커가 만들어낸 사운드에 소극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사운드. 시스템오디오가 진행한 이번 슈퍼 프로젝트는 판디온이라는 걸출한 레퍼런스 북쉘프의 탄생 그 이상의 진지한 의미를 갖는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보수적이며 일방향인 하이엔드 씬에 대해 시스템오디오가 전하는 일갈이다.

그리스신화에서 아테네의 제 6대 왕 판디온(Pandion)의 이름에서 유래한 겨울 철새, 일명 물수리(바다수리)로 불리우는 판디온. 날카롭고 강한 발톱을 가진 맹금류인 판디온은 계절에 따라 유라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그 서식, 비행거리가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오디오의 판디온도 이제 막 그 활기찬 비행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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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2]









스피커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10년 전에 북셀프 스피커를 만들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오디오를 좀 안다고 자만했었나보다. 스피커를 만든다는 것이 참 만만하게 보였다. 그로부터 10년쯤 전에 앰프를 만들었을 때 어렵지 않게 좋은 소리를 냈었으니, 좋은 유닛을 쓰고 튼튼한 인클로저만 쓰면, 그리고 고급 부품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인이 아주 좋다고 귀띔해준 유닛을 사다 놓고, 오랜 기간 가구 분야에서 숙련된 장인에게 인클로저를 의뢰했다. 정재파를 발생시키지 않는 곡면 인클로저가 완성되었고, 나름 최고급 부품만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장착했다. 좋은 소리가 날 것은 자명했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고음이 지나치게 센 아주 좋지 않은 소리가 나왔다. 문제는 분명히 네트워크에 있을 것이었다. 이후로는 뭔가 바꾸어 들어보고 다시 다른 식으로 바꾸는 지루한 시행착오가 끝없이 반복되었다. 스피커는 간단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았다. 한 부분이 좋아지면 다른 부분이 나빠진다. 바뀐 소리를 놓고 주위 지인들의 ‘평가’도 제각각이었기 때문에 어느 쪽을 따라야 하는지도 막막했다. 하루 종일 스피커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인클로저를 다듬고 네트워크 시정수를 정하는 데만 1년 넘게 걸렸다. 스피커가 어느 정도 만족스런 소리를 내게 된 후에는 꾸준히 기성 제품과 비교하면서 미세 조정을 했다. 스피커를 만드는 비용이나 유통과정을 생각하면 최소한 내 스피커보다 최소 두 배 가량 비싼 수입 스피커보다 더 나은 소리를 내야만 했기에, 가급적이면 다양한 스피커를 빌려 비교 시청을 반복했고 결과는 대체로 좋았다.

그렇게 내 스피커가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을 때, 당시 모 오디오 잡지의 편집장이 생소한 북셀프 스피커를 하나 들고 왔다. 당시 국내에서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메이커로 스캔스픽의 고급 유닛을 사용한 평범한 모습의 북셀프. 하지만 소리는 평범한 생김새와는 전혀 달랐다. 내가 만든 스피커와의 맞대결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면서 나와 내 스피커는 그로키 상태. 고역의 맑고 선명함에서는 내 스피커가 낫다고 우길 수도 있었겠지만 특히 충실한 저역을 무기로 펼쳐내는 대편성 관현악의 스케일에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 판디온의 전작 SA2K


그 스피커가 바로 시스템 오디오의 SA2K. 나는 당황했고 이 생소한 스피커가 내 스피커보다 우퍼가 더 작은 데도 더 나은 저역을 내는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토록 자연스러운 중역의 비결이 무엇인지 분석을 시작했다. SA2K에는 바이와이어링 단자가 있었으므로 내 스피커와 고역만을 또는 저역만을 비교하기도 했고, 내 스피커의 고역에 SA2K의 저역을 함께 울려보는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하면서 조정을 했다,

그 과정에서 아주 작은 요소도 스피커라는 ‘시스템’에 통합되면 음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내가 만들던 스피커는 다양한 변수들의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점점 더 단순한 형태로 퇴보(?)하게 되었는데, 순전히 귀로만 듣고 ‘시행 착오’를 통해서 만드는 스피커라면 변수가 가급적 적어야 하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만일 내 주위에 스피커 제작의 달인들이 있어서 각자 자신 있는 분야에서 조언을 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온라인 포럼을 통해 범용성을 획득하다



SA2K는 SA2K 마스터로 개량되어 꾸준히 생산되다가 2009년 단종되고 그 후속 기종이 출시된다. 신형의 이름은 판디온 2. 판디온이 그리스 신화 속 아테네 왕의 이름을 뜻하는지, 아니면 ‘물수리’를 뜻하는지는 모르겠지만 SA2K라는 멋없는 이름보다는 훨씬 낫다. 인클로저는 깊이가 조금 줄어들었고, 프론트 배플이나 뒷면 배플을 구성하던 이종 재질의 패널이 사라져서 훨씬 간결한 모습이 되었는데(미드 우퍼 주위에 귀엽게 불룩 솟았던 부분이나 미드우퍼 아래에 있던 줄무늬도 사라졌다), 한편으로는 평범한 모습에 심심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유닛에도 변화가 상당히 있었는데, 전작에는 팀파니사와 공동 개발한 유닛들을 사용했던 것에 반해, 신형에는 전세계 고급 스피커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스캔스픽의 유닛들이 사용되었다. 이런 변화들을 살펴보면 SA2K의 개성이 약해졌고, 보다 범용적이고 표준적인 형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취미에서 ‘개성’을 중시하는 나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화다.






▲ 판디온 2 기획을 위해 개설된 온라인 오픈 포럼


그런데 그 원인은 이 스피커의 개발이 오픈 포럼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데 있다. 즉 110명의 자발적인 음향 엔지니어들이 포럼을 열어놓고 개발 과정을 함께 하며 제안과 토론, 수렴 및 검증 과정을 거쳐 완성된 스피커가 바로 판디온 2라는 것이다(본지에 이 스피커의 개발 과정에 대해 코난님이 상세한 리포트를 작성해놓은 바 있다). 대부분의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들이 한두 명의 열정적인 주도자들에 의해, 그들의 이상이나 개성이 듬뿍 담긴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판디온 2는 상당히 예외적인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스피커를 만들어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기에 각각 다른 곳에서 스피커 제작에 임하고 있는 음향 엔지니어들이 온라인 포럼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들의 노하우와 비결을 집약해낼 수 있었다는 점은, 지금까지는 유례가 없었던, 우리 시대만의 축복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덴마크와 같이 하이파이 제작 분야에서 앞서 있는 나라에서 인력 풀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판디온 2의 성공이 이미 결정되었다는 이야기와도 같을 것이다.




비록 시스템오디오에서 6년 반에 걸쳐 티파니사와 공동 개발했던 희귀한 갈색 바람개비 미드우퍼, 그리고 수작업으로 공들여 만든 트위터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이 누구나 알고 써본 베스트셀러 스캔스픽의 유닛으로 바뀌어야만 했을 것이지만, 시스템오디오는 대신 보다 다수의 애호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범용성과 무결성을 얻게 되었다. 물론 스캔스픽의 레벨레이터 유닛은 엔지니어들의 제안대로 개량된 것으로 일반적인 것보다 훨씬 큰 자석이 달려 있다.








개성을 잃지 않은 훌륭한 소리


그런데 놀라운 것은 소리다. 개발 과정에 대해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판디온 2가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은 모범적이고 표준적인 소리를 낼 줄만 알았다. 하지만 판디온 2는 취미로서 오디오 기기가 가져야 할 덕목을 결코 저버리지 않았다. 동시 비교는 아니지만 내가 SA2K를 처음 듣고 놀랐던 넓은 무대감과 시원한 저역이 고스란히 계승되어 있다. 오히려 판디온 2에서는 묵직함이 더욱 가미된 느낌으로 판디온 2라는 스피커만이 갖는 개성적인 음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고역은 투명하고 자연스러우며 부드러운데, 저역의 강렬한 존재감에 살짝 가린다고나 할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지 않으며 미드 우퍼의 재생을 충실하게 지원하는 경향으로 크로스오버 근처의 이음새가 참으로 자연스럽다.

풍성한 저역 덕분에 음이 굵고 깊으며 낮고 장엄하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소형 스피커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 대단한 스케일. 여성보다는 남성. 청소년보다는 어른의 느낌이다. 무게 중심이 낮아서 신경질적인 고역은 결코 들리지 않으며, 음악에 대해서 분석적이기보다는 전체적인 이미지를 시원하게 펼쳐준다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아서 장시간 음악을 듣는 애호가들에게 참으로 적합할 것이다. 지나치게 저역이 과한 앰프를 매칭하지 않는다면 판디온 2를 통해 참으로 ‘음악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단순해진 디자인은 지나치게 심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 작은 스피커 하나에 그토록 많은 엔지니어들이 관심과 노력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니 결코 작아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많은 바람들을 모아 하나의 제품으로 완성해낸 시스템오디오에도 노력에도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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